영화 세 편

8월엔 할 일이 많다. 7월에 아픈 핑계와 지도교수의 개인적 사정으로 많은 일들을 무척이나 미뤄놓았더니, 이제 일들의 회오리가 몰려온다--  아아 살려주셈. 
쉬는 시간 막간 포스팅으로, 그간 본 영화 중 기억에 남는 세 편을 짧게나마 적어 두련다. 
각기 다른 경로로 보게 된 세 영화지만, 모두 어른과 아이(or 청소년) 관계를 중심으로 하고, 이 소외된 두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, 그를 통해 성장하는 점을 다룬다는 면에서 통하는 듯. 

중앙역 (Central Station): 우연히 보게 된 영화인데 알고보니 상도 많이 받은 영화더라. 편지대필업을 하는 도라와 한 고아 소년이 브라질을 횡단하게 된다. 할머니-소년이라는 관계 때문에 한국영화 '집으로'가 언뜻 생각날 수도 있겠지만, '집으로'의 할머니는 너무나 순수하고 착하기만 한 다소 평면적인 시선으로 그려진 편이라고 생각하는데(그래서 다소 익숙한 애절한 감정을 이끌어냈겠지만), 도라는 그런 스테레오타입이 아닌,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진 인물이다. '집으로'가 소년의 성장기에 더 초점이 있다면, 이 영화는 오히려 도라의 성장이 더 크게 와닿는다. 처음에 도라에게 호감을 느끼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지만, 영화를 보면서 도라를 미워할 수 없는 것은, 영화가 빈곤과 황폐함 속에서 생기는 애증에 대해 잘 그렸기 때문인 듯 하다. 



트랜스 아메리카(TransAmerica): 지수씨의 홈피에서 추천작이길래 본 영화. 역시 로드무비지만, 성전환 수술을 앞둔 브리와 아들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종류의 관계, 정체성 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. 펠리시티 호프만의 연기가 듣던대로 훌륭하더라.   




Martian Child: 안 그래도 존쿠색을 좋아하는데 더 좋아하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영화. 앞의 영화들에 비해 부유한 존쿠색이 좀 마음에 걸리는 점은 있다. 정신적, 물질적 지원의 여유라는 것 무시하기힘드니. 아이를 입양하려면 경제력이 좀 되야 허락이 되는 미국사회에선(특히 싱글 남자인 경우는 더욱 그럴테다), 어쩔 수 없는 설정일수도. 앞의 두 영화처럼 어른이 아이를 가르치고 키운다기보다는, 아이를 통해 어른들이 더 배우게 된다는 것,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.


by 보풀 | 2008/08/10 14:08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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